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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날개를 쳐서-순천만 갈대밭에서 - 송수권[경남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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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은 따뜻했습니다.
손 시린 갈대밭에 탐조등을 묻고
망원경으로 들여다본 철새들 낙원은 아름다웠습니다
낮에는 천 데시벨쯤
귀 먹먹했지만
여름날 들판을 건너오다 소낙비에 젖은
십만 데시벨의 천둥 소리보다
내 영혼은 더 맑았습니다
밤은 숨죽인 별들의 반짝임
카시오페이아좌. 큰곰좌. 독수리좌 빛납니다
철새들은 지도 없이도 별들에게 길을 물어
먼 수렁길 건너옵니다
어찌 이 길이 철새들만의 길이겠습니까
꿈에서조차 들리는 그 외로운 은하수 길의 날개 치는 소리
나도 밤새도록 작은 날개를 쳐서 그 길을 날아오릅니다.

-송수권. ‘작은 날개를 쳐서-순천만 갈대밭에서’전문. 시집 <언 땅에 조선매화 한 그루 심고 designtimesp=6792> (시학 · 2005)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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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시를 읽으면 마음에서 철새들 날개 치는 소리가 들린다. 별에게 길을 물어 시베리아 저 먼 나라에서 날아온 겨울철새들. 다시 새 삶터를 찾아 떠난 자리에 여름철새들이 날아오리라. 늘 떠도는 몸인 철새들이 정처가 있겠나마는. 그래도 한 철은 15만 평 순천만 갈대밭이 거주지이다. 고흥반도에서 섬진강으로. 섬진강에서 변산으로 훌쩍 떠났다가 이번엔 순천에 거처를 마련한 시인도 오늘은 고단한 몸과 마음을 순천만 갈대밭에 부려놓고 있다. 철새들의 비상과 별들을 보면서 황혼에 이른 삶의 길을 성찰하고. 그 외로운 은하수 길 같은 시의 길을 부단히 날아오르는 시인의 맑은 영혼이 독자의 가슴을 서늘하게 적신다. -배한봉(시인.·‘시인시각’ 편집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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